Movies

엘리자의 내일<Bacalaureat> : 생각 많은 리뷰

MuviSsum 2019. 11. 26. 00:58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조심하세요


1. 유리창에 던지는 돌맹이

 ‘엘리자’의 집에 누가 돌을 던지면서 유리창이 깨지면서 영화가 시작되는데, 처음엔 이 돌이 별 상관있겠나 싶었어요. 근데 그 돌 던지는 게 3번이나 나오거든요. 와아! 근데 영화의 끝에 가서 ‘마테이’(산드라의 아들)이 하는 말을 듣고 소름돋았습니다. 아직도 못 잊어요. “규칙을 안지키면 돌을 던져야 되잖아요” 이러는데 ‘아버지가 잘못할 때 마다 돌 던지는 걸로 표현을 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소름이 끼쳤습니다. 감독님 칸 영화제 감독상은 역시 아무나 받는게 아니군요. ㅎㅎ

 마지막까지 돌던진 범인은 안 나오는데 범인이 '마테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에 '마테이'가 '로메오'에게 다가가지 못 하고 가면을 썼던 점과 말을 안한 점, 그리고 끝으로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점으로 볼 때 맞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그 돌로 인해 집에 방범창을 달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마지막에는 방범창을 달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이것은 아버지가 그 동안의 잘못을 청산하고 새로운 규칙에 맞고 도덕적인 삶을 살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2. 엘리자와 강간범

 ‘로메오’(엘리자의 아버지)는 가족이 있으면서 선망있는 의사인 동시에 ‘산드라’라는 여자와 불륜관계를 가지고 있고 그런 ‘산드라’를 만나러 가느라 딸을 학교 앞까지가 아닌 학교 앞 공터에 데려다 주며 딸이 강간을 당하게 됩니다. 아버지인 ‘로메오’는 딸인 ‘엘리자’를 위해 열심히 강간범을 수색해 나가지만, 잘 안 잡힙니다. 또한 딸의 남자친구에게 거짓된 증언을 해달라며 협박을 하다가 된통 당하기도 하죠.

 그러다가 경찰이 용의자 5명을 데리고 옵니다. 그리곤 매직미러(한쪽에선 거울 한쪽에선 반대편을 보는 거울)로 ‘엘리자’에게 용의자들을 보게 하고 강간할 때 한 말들을 용의자들이 하게 됩니다. 마지막사람이 할 때 되게 무섭게 해서 ‘엘리자’가 울게 됩니다. 그리곤 경찰에게 말하죠.

“여기엔 저를 강간한 사람이 없어요.

경찰은 다시 말합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진짜 유력한 용의자가 여기 있다고! 하지만 엘리자는 울면서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로메오’는 집을 가며 그 버스정류장에서 그 용의자들과 닮은 한 사람을 보게 됩니다. 바로 내려서 쫒아가죠. 하지만 못 잡습니다.
 여기서 제가 생각한 점은 그 5명의 용의자 중 한명은 강간범이었다는 것이죠. ‘엘리자’그 사람을 용서했고 아버지가 닮은 그 용의자를 쫒아가는 점이 아버지는 아직 용서를 못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마지막에 ‘엘리자’에게 아버지가 괜찮냐고 물어보는 과정에서도 과거의 일은 탈탈 잊는다는 식의 대화가 있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시험이야기지만 잘 들어보면 그러면서 매우 성숙했다는 점입니다. 이걸로 볼 때, ‘엘리자’는 강간범을 용서한 것 같습니다.


3. ‘로메오’의 전화

 이 영화는 중반부까지 전화소리로 되게 시끄럽습니다. ‘로메오’에게 전화가 하도 걸려와서 말이죠. 근데 바로 받으면 될 걸, 로메오는 허구언날 안 받습니다. 중간에 할머니 집 전화기도 전화가 울리는데 그냥 들어서 바닥에다가 던져놓습니다. 전화 울리지 말라고요. 그러면서 정작 필요한 전화들을 못 받고 자꾸 한 발 늦게 갑니다. 또한 간호사도 어짜피 안 받으니 전화를 안 했다고 말하고요. 후반부가 될수록 전화는 안 울리고 전화가 오는 즉시 무조건 받습니다. 이것은 ‘로메오’의 변화를 의미하는 거겠죠.

p.s. 여기서 느낀 점은 사람이 잘못된 행동을 똑같이 행동함에 다른 사람이 받아준다 하더라도 자기는 이것을 잘못된 행동이라고 느끼고 바꿔 나가야 한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되게 교훈적인 내용이 많더라구요! 제일 인상 깊었던 점입니다! ㅎㅎ


4. 도로의 개

 초중반 쯤 ‘로메오’가 개를 칩니다. 하지만 그냥 가죠. 그런데 영화 후반부에는 그 도로에서 개를 찾으며 서글프게 울게 됩니다. 풀숲으로 들어가서 말이죠. 이것 또한 '로메오'의 변화를 의미하는 단서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라는 것은 말로만 나오기 때문에 그냥 자신의 신세한탄 일수도 있습니다.)


5. ‘엘리자’의 시험

 원래 공부를 잘하던 딸이 강간을 당해 시험을 망치게 됩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지요. ‘불라이’라는 사람에게 장기이식 수술의 대기순번을 빠르게 해주는 대신 자기 딸의 시험점수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시험을 망쳤으니 두 번째 시험은 점수를 높게 받을 확신이 있어야 된 것이죠. 그래서 시험지 마지막 문제에 3줄을 끄으면 점수를 높게 준다고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엘리자’는 그게 불쾌했지만 아버지의 말에 대꾸는 안 했죠.

 그리고 시험을 치게 되었고, ‘불라이’와의 통화를 엿들은 검찰이 아버지를 찾아옵니다. ‘불라이’를 잡는데 도움을 주면 그걸 없었던 일로 할 순 없어도 형을 적게 해주겠다고 말이죠. 차차 나오게 되지만 사실 딸은 3줄긋기를 안 했어요. 그래도 했던 말들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딸도 경찰에 가서 질문에 답하는 신세가 되고 이것 저것 일이 많게 됩니다.

 그러면서 ‘엘리자’는 처음으로 자기혼자 있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때까지 ‘엘리자’가 어딜 갈 때는 남자친구 바이크나 아버지의 차를 타고 갔지만, 이번엔 자기 혼자 바이크를 타고 나가게 되는 것이죠. ‘엘리자’에게 있었던 일련의 일들은 ‘엘리자’를 성장하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타이틀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아하! 원제인 <Bacalaureat>(루마니아의 졸업시험)은 엘리자를 중점으로 둔 타이틀이고 <엘리자의 내일>은 로메오를 중점으로 둔 타이틀이구나.’ 라는 것을요.


6. ‘로메오’의 무소유? / ‘엘리자’와 ‘로메오’의 새로운 시작

 ‘로메오’는 나중에 되면 집도 아내인 마그다에게 주고 차도 자기 유리창이 깨져 간호사에게 맡기게 되고, 엘리자의 시험 사건 때문에 직장도, 선망도 잃을 처지가 됩니다. ‘로메오’는 이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잃으면서 딸을 위해 살려고 하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합니다. 또한 ‘엘리자’도 졸업식에서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말하며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의미를 담습니다. 아버지가 ‘엘리자’와 다른 애들의 졸업사진을 찍어주며 영화가 끝이 납니다.


7. 기타

 다른 심정과 성격을 드러내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불라이’의 유품을 검사에게 “가지실레요?” 이렇게 묻는 장면과 가지지 않겠다고 하자 ‘마테이’에게 그냥 준 점, ‘마그다’의 무관심과 딸의 고민을 들어주는 점, ‘산드라’의 생각, ‘마테이’의 심정변화(‘로메오’에게 상냥해짐), 딸의 남친과의 불화 등등 정말 너무 많은 감독님의 생각을 담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보고나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ㅎㅎ

네이버 영화, 엘리자의 내일(2016), 크리스티안 문쥬
반응형